휴가를 멀리 떠나기엔 여건이 안 맞고, 사람 많은 곳은 오히려 더 지치고.
그래서 이번 여름, 저는 서울 안에서 조용히 걸을 수 있는 ‘사찰 산책’을 선택했어요.
서울 성북동, 조용한 동네 골목 끝에 위치한 ‘길상사’.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실천하는 공간이자, 시인 백석과 김영한의 인연이 담긴 이야기 속 사찰이에요.
오늘은 여름 계절감에 딱 맞는, 도심 속 명상 산책 코스 길상사를 소개할게요.
1. 도심 한가운데서 만나는 여름 사찰, 길상사란?
서울 성북구 선잠로에 위치한 길상사는
본래 '대원각'이라는 고급 요정이었지만, 주인이던 김영한(길상화)이 법정 스님께 시주하며
1997년 불교 사찰로 전환된 특별한 배경을 가진 곳이에요.
유명한 법정 스님은 이곳을 머물며 ‘무소유’ 정신을 실천했고,
지금도 그의 유품과 자취가 남아 있는 진영각은 참선객과 산책객들의 고요한 쉼터가 되고 있어요.
여름철에는 사찰 곳곳이 초록빛으로 물들고, 길상사 입구부터 숲길 같은 경내가 펼쳐지죠.
백석 시인의 연인 김영한과의 스토리가 더해져, 단순한 사찰이 아닌
‘사연 있는 장소’로 더욱 깊게 다가오는 여름 여행지예요.
2. 길상사 여름 산책 포인트, 이렇게 다르면 힐링이에요
길상사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느껴지는 건 공기부터 달라진다는 점이에요.
입구부터 이어지는 돌계단과 나무그늘은 마치 숲속에 들어온 듯 시원하고,
곳곳에 앉아 쉬어갈 수 있는 긴 벤치와 고양이들의 마중이 여름 정취를 더해줘요.
여름철 방문 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 극락전: 정면 법당으로 여름 햇살이 조용히 비치는 공간
- 관세음보살상 & 7층석탑: 사진 명소이자 여름 조경과 어우러진 풍경
- 진영각: 법정 스님 유품 전시 공간, 고요한 참선 공간
- 적묵당, 명상터, 산책길: 그늘 아래 산책하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
이곳에서는 스마트폰을 꺼두고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돼요.
조용한 서울 여름 여행지를 찾는다면, 길상사의 초록 고요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예요.
3. 길상사 가는 법·주차 정보 – 대중교통이 가장 편해요
위치: 서울 성북구 선잠로5길 68 (성북동 323)
지하철 이용 시: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 성북02번 마을버스 탑승 → '길상사' 하차
버스 운행 시간: 오전 6시 ~밤 11시까지 / 약 7~10분 간격
주차: 무료주차장 보유(사찰 오른쪽 50m), 하지만 주말·성수기 협소하므로 대중교통 추천
주말 오전에는 버스가 혼잡하므로, 이른 오전 9시 전 방문을 추천드려요.
또한 성북동성당 ~ 성북구립미술관 ~ 길상사 코스를 연계하면 하루 코스로도 좋습니다.
4. 여름에 길상사를 가야 하는 이유
여름엔 왜 하필 사찰일까요?
시원한 그늘과 고요함, 무엇보다도 “마음이 조용해지는 공간”이 사찰이기 때문이에요.
특히 길상사는 관광객보다 혼자 걷거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서,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붐비지 않아 더 매력적이에요.
휴가를 멀리 떠나지 못한 분들, 번잡한 여름 피서지가 부담스러운 분들께
서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사색의 공간으로 강력히 추천해요.
5. 마무리 – 나만의 여름 쉼표, 길상사로 남기기
길상사는 번화가 한복판에서 불과 몇 정거장 거리에 있음에도,
도착하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느낌을 줍니다.
제가 찾은 날도, 누군가는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시집을 읽고 있었고,
누군가는 고양이와 눈을 맞추며 길을 걷고 있었어요.
그 고요한 여름 풍경이 지금도 머릿속에 맴돌아요.
올여름, 꼭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내 안의 여백을 채우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서울 성북동 길상사,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지도 몰라요.